기고

회상

이강희*^^* 2023. 3. 4. 23:48

“우리 신랑이 죽었어요” 그래서 장례를 치르고 왔어요.

손이 떨려 글씨를 쓸 수가 없어요 경자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나에게 다가와선 말을 건넨다

언제, 왜 어떻게 하다 유월 일 일 병명이 나고 팔 월 일 일 장례를 치렀어요

봄 야유회 때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태안반도 튤립 축제 때 사진도 찍어주고 했는데

나이도 나랑 동갑이고 서예 시간에 곧잘 신랑 자랑을 하곤 했지

점심을 먹으면서 나는 경자는 남편 자랑을 많이 해요 하니 만족해하는 모습 경자 남편이 물었다

남편이랑 같이 오시지요.

아파요. 아주 많이요 저런 어디가 아파요 항암을 맞아요 몇 살인가요 45년생 해방둥이예요.

그날 너무 다정해 보이는 부부애 경자의 굳은 표정은 마치 석고상 같은 모습이다.

너무 큰 슬픔이 닥치면 저런 표정일까 스물여섯 나에게도 저런 모습을 보낸 기억이 새롭다.

남동생 친구가 집에 와선 나의 모습을 보고

"누구니"

저렇듯 슬픔을 이겨 내기가 힘들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것도

미워하는 사람을 분노하면서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도 모두가 슬픔이고 고통이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리라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며 살리라

그래야 후회도 아픔도 없으리라 남처럼 애뜻한 부부애 없이 살아온 세월 남편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지난 목요일 진료실. 검사 결과를 보러 갔다 가슴이 콩닥콩닥 심판을 기다리는 심정이다.

의사 선생님 엄지손가락 치켜 세우며 좋습니다.

아주머니 병간호 잘하셨어요. 3개월 후 오셔서 검사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나는 또 한 번 감사의 말을 하고 진료실 문을 밀고 나서는 걸음이 가볍다

맑은 가을 날씨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