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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가 느끼는 분노들

* 이글은 지난 분노의 글입니다.*

분노, 하나

 

지하철 안은 이른 퇴근 시간이라 드문드문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하루의 피로에 지친 얼굴들 스마트 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

목적지를 향해 내리고 올라오는 이들로 붐비는 시간 그녀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몸집도 크고 키도 크고 얼굴은 구릿빛을 하고 있었다.

내 옆자리 그녀가 내리려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바지가 엉덩이에 걸쳐 반쯤 내려와 있다 그러다가 제 자리에 앉는다.

나는 놀람에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눈치를 챈 사람은 없었다.

다시 일어나 출구 앞에서 기대어 서 있다.

내 옆자리에는 또 다른 사람이 와서 앉았다.

나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저 사람 좀 봐요. 노숙인 이네요. 실성해 보여요.” 배꼽이 훤히 보이고 악취가 풍겼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내리는데 임신 중이었다.

누가, 장애가 있는 여자에게 몹쓸 짓거리를 했지?

 

분노,

그날은 순애(레지나)가 먼 길을 떠났다.

아침 장례 미사가 있던 날 본당 주임 신부님께선 두 눈이 발갛게 충혈된 모습 하시고선 미사를 드렸다.

처음 본당에 부임 해오니 어두운 새벽 성모상 앞에

순애가 엎드려 대성통곡을 하는 소리에 놀라 얼굴을 보니 지적장애아였다고 했다.

장애아를 편견 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론 말씀을 하셨다.

본당에 오면 징징 울고 다니던 모습 이제는 볼 수가 없다.

그런 순애를 아파트 경비가 지하실로 끌고 들어가 추행하는 날은 아파트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분노,

사회 뉴스를 보면 딸의 친구를 불러들여 자살한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고 추행하려다

살해한 일명 어금니 아빠의 잔혹성

20여 년 전 우리에게 애잔한 노래를 남기고 떠난 가수의 사생활 오늘 우리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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