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가 느끼는 분노들 * 이글은 지난 분노의 글입니다.* 분노, 하나 지하철 안은 이른 퇴근 시간이라 드문드문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하루의 피로에 지친 얼굴들 스마트 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 목적지를 향해 내리고 올라오는 이들로 붐비는 시간 그녀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몸집도 크고 키도 크고 얼굴은 구릿빛을 하고 있었다. 내 옆자리 그녀가 내리려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바지가 엉덩이에 걸쳐 반쯤 내려와 있다 그러다가 제 자리에 앉는다. 나는 놀람에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눈치를 챈 사람은 없었다. 다시 일어나 출구 앞에서 기대어 서 있다. 내 옆자리에는 또 다른 사람이 와서 앉았다. 나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저 사람 좀 봐요. 노숙인 이네요. 실성해 보여요.” 배꼽이 훤히 보이고 악취가 풍겼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더보기 혼을 담는다는 것은 꽃을 바라봅니다. 그냥 보면 아름다운 꽃만 보이지만 혼을 담아 바라보면 아름다운 꽃망울에 맺힌 비바람과 눈보라가 보입니다.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냥 바라보면 웃고 우는 표정만 보이지만 혼을 담아보면 눈물 속에 기쁨이 웃음 속에 슬픔이 녹아있는 그 사람 내면의 표정이 보입니다. 하루하루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무엇이 중요하였는지조차 모르고 삽니다. 표면을 보고 살기 때문입니다. 영혼 없이 일을 하고 영혼 없이 사람을 만나니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거나 못 보게 됩니다. 수백 번 카메라 셔터를 눌려도 혼이 담기지 않았으면 단 한 장의 사진도 건질 수 없듯이 혼이 담기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만나도 깊은 사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바쁘게 일을 해도 경지에 이룰 수 없고 아무리 손끝.. 더보기 서른여덟 번째 김치 불암산 자락 작은 아파트 번잡한 도시는 싫다. 뒤편엔 병풍처럼 산이 돌려져 있고 산자락에 텃밭을 일구어 봄이 오면 오이와 풋고추를 심어 나누어 먹는 즐거움 또한 크다. 이곳 상계동은 제2의 고향이다. 어언 25년 전 아들이 초등학교 졸업반 딸아이가 유치원 다닐 즈음이다. 아파트 마당을 나서면 낯익은 얼굴들 마트에서나 지하철역에서나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딸아이는 “엄마 아무렇게나 다니지 마. 옷차림 하나에도 신경 써야겠어.” 그렇다 정든 이웃과 아이들 학부모 모임 성당에서 만난 교우들 골목길 산이 있어 정든 이곳을 떠날 수 없다. 찻길 하나 사이에 두고 아들이 살고 있다. 자식들이랑은 국그릇 하나 식지 않는 거리에 오고 가면서 살아가기를 원했고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다. 자식들이 찾아와 주면.. 더보기 가을 들녘 모진 시집살이 너무 힘들어 뜰 앞 내려와 한숨 섞어 바라본 휘영청 밝은 보름달 새색시 시집와 너를 품고 뒤돌아선 그해 가을 한 많은 긴 세월 가슴에 묻고 살아온 45년의 절규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 들녘은 또 찾아왔건만 여름 가고 달 밝은 추석 보름날 너는 세상에 태어나 첫울음 내었지 저 달은 이 밤도 떠올라 밝게 비추고 있는데 왜 이리도 내 마음 쓸쓸해 지나 보름달 아래 너의 이름 불러 본다 동이야 더보기 겨울의 입구에서 벽에 한 장 남아있는 달력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 있다. 입동, 대설, 성탄절 허전함과 피로를 느낀다. 종착은 동시에 출발 이해가 가기 전에 새해는 오는 것 새해에는 나를 찾아올 화려한 꽃들, 보드랍고 윤기 있는 나뭇잎들이 해의 정다운 웃음이 차례로 오고 있을 것 수많은 인연에서 첫눈처럼 찾아온 나의 며느리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되다니 참으로 예쁘고 사랑스럽다. 사랑하고 또 사랑해 주리 나를 닮은 채은이를 낳고 보니 그 기쁨 어찌 말로 표현할 수가 있으리. 함박눈처럼 찾아온 나의 하나야. 더보기 최초의 기억 바람 소리 윙윙거리고 어디선가 찹쌀~떡 장사의 소리가 밤의 정적을 고요히 흔들리는 깊은 겨울밤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들은 외가에 가시고 없었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세 살 위 언니는 아랫목에 누워 있어 이불을 약간 들추어 보니 감고 있는 눈은 약한 경련을 떨고 있었다. 잠을 자고 있지는 않아 보였다. 며칠 동안 언니는 왜 그랬을까? 지금도 그때도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옆방에서 벽지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신문지 찢는 소리, 방문을 열 수가 없었다. 거지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귀신의 소행 같아 떨고만 있었다. 새벽녘 아버지께서 오셨다. 나는 막 울면서 옆방에 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방문을 열어 보니 아무도 없었다. 천장에서 쥐들이 달리기도 하고 게임을 하면서 쫓고 쫓기고 했다.. 더보기 간판을 내걸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못했고 아픔도 괴로움도 많은 날 사람들과의 관계 가슴속 깊은 곳 파고드는 탄피들 뽑아 버려야 하는데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 용서하라 하지만 예수님이니까 가능하지 내 어릴 적 엄마의 독설 네 언닌 공부를 잘하니 공부를 시켜주는 거야. 넌 공부를 못하니 살림이나 배워 간판을 가지려고 그래 두고두고 가슴에 박혀버린 말들 엄마가 먼 길 가신 지 어언 십수 년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그날 현관을 나설 수 없었다. 살아생전 잘해주지 못한 죄책감 도저히 잊혀버릴 수 없었던 그 말 한마디 결혼한 지 38년 문경 두메산골 시골 노총각에게 시집왔지.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남편 만나 긴 세월 살았다. 자식들은 둥지를 틀어 떠나고 두 늙은이만 남았다. 취미생활로 글쓰기 서.. 더보기 신문고 억울한 사람 내게 와 나를 때리고 울려라 조선시대 성문 밖 매달아 놓은 신문고 너도나도 미투 바람 우리 함께 손잡고 미투 바람 타고 보자 약하고 힘없어 당하기만 한 계란 같은 사람들 고개 숙여 숨죽이고 살아온 긴 긴 세월 지금도 늦지 않아 벽같이 단단한 저기 저 사람 포승줄에 묶어 감옥살이시켜보자 너도 당해서 나도 당했다 다물어라 다물어라. 주둥아리 다물어라 입이 열 개 있어도 할 말이 없어 가슴에 맺힌 한 그런다고 풀어질까? 현대판 신문고 미투 바람 더보기 이전 1 2 다음